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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책. 죽음에 관하여 4월 3일 일요일 이촌 한강공원에서 죽음에 관한 독서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봄의 한가운데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묘한 일이었지만, 겨울의 한복판이 아니었기에 이런 주제를 고를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선정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투표 막바지에 순위권을 탈환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 입니다.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유성호 교수의 책이죠. 얇은 두께와 달리 가볍지 않은 시선으로 책의 숲을 처음 거니는 초심자에게도, 이미 깊은 곳을 거닐고 있는 숲지기님들께도 골고루 표를 얻었습니다. :) 알라딘에서의 책 분류는 '교양 인문학'이지만, 예스24의 분류는 '인문에세이'로 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알라딘 보다는 예스24의 분류에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법의학이라는 분야가 딱딱할 것 같지만,.. 2022. 6. 25.
차 한 잔 . A Cup of Tea,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 코호북스 차 한 잔 . A Cup of Tea,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 코호북스 처음 이 책이 담긴 소포를 받아들었을 때, 내용물이 무엇일지, 내것이 맞는지를 잠시 고민했다. 노란색 봉투를 가지고 온 사람은 우체부 아저씨였고, 봉투의 발신 주소에는 '홍천'이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장소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펴낸 곳의 이름은 '코호 북스' . 추리소설, 혹은 세균학 관련 책을 낼 것만 같은 생경한 출판사, 하지만 이곳에서는 분명 내가 신청한 책을 보내왔다. 책 제목의 위 아래로 장식된 ♡ 하트. 받아드는 순간, 제비꽃 설탕절임 같은 느낌. 책을 읽기 전 들었던 느낌은, 예쁜 찻잔에 홍차 한잔과 크렌베리가 박힌 스콘과 함께 해야할 것 같다는 예상이었다. 표지가 주는 부드럽고 익숙한 질감도 그런 기대를 부추겼고, .. 2022. 5. 24.
문해력 숲에서 캠핑을 _ 이태이. 프시케의숲 서평단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정작 리뷰를 올리기 어려운 책들이 있다. 하나, 책이 너무 느무 안 읽혀서 완독에 실패한 경우. 둘, 다 읽었으나, 좋은 말 나오기 어려운 경우 셋, 이 책의 장점을 내가 설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경우. 요 녀석은 세번째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을 내가 설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경우. '문해력 숲에서 캠핑을' 저자 : 이태이 출판사 : 프시케의숲 교양인문학에 분류되어 있는 책이다. 최근 유행하는 캠핑을 표지와 구성에 내세웠고, 유행을 따라 가져다 썼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걱정마시라.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다윈씨와 동행, 진화론, 창조론, 인구론, 자연선택 등의 장작을 태우는 설정, 이 외에도 메인텐트, 어휘 나무장작, 이웃캠퍼, 야영지 등의 분류는 귀엽고 친절한.. 2022. 5. 18.
이월 서가 _ 충북 진천 . 봄 서울에는 예쁜 책방이 참 많다. 몇개는 사라지고, 몇곳은 새로이 생겨나고, 소식을 들으면 걸음하고 싶지만 추억과 가까운 장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지하철권 밖에 살고 있는 나는 때때로 미림 숲지기 님들과 함께 책방 투어를 했던 날들을 추억하곤 한다. 말 그대로 투어였으니, 구매했던 서점보다는 구경하고 빠져나간 공간들이 더 많았다. 그때 그 서점주인들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오늘은 지방에서 모처럼 들렀던 서점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본다. https://www.instagram.com/ewolseoga/ 충북에도 유니크하고 특색이 있는 서점이 하나 있다. 이름은 '이월서가' 입장료를 내면 음료와 내부에 있는 책들을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2층 테라스에서는 편한 빈백에 앉아, (파라솔의 그늘은 덤) 잔디.. 2022. 4. 24.
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 한다 _ 표성미 . 42미디어콘텐츠 예스24 서평단으로 받아본 책이다. 서평단 리뷰는 예스24블로그에 한번 더 따로 적는데 평가를 하는 방식은 두가지다. 내용으로 평점을 주는 방식과, 편집/구성으로 평점을 주는 방식. 이 책에 평점을 주자면, 내용엔 매우 만족을 :) 표지엔 아쉽을 주고 싶다 ... 책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초보 귀농한 가족이 시골에서 유정란 사업을 하며 정착하는 이야기다. (링크 아래) 에세이처럼 가볍게 쓴 책인데도 어째서인지 읽는 나는 (시골에 살고 있어서?!) 포스트 잇을 붙이며 꼼꼼히 읽었다. https://blog.naver.com/ccoccomam 한 알에 담는 진심, 꼬꼬맘의 귀농이야기 : 네이버 블로그 ➡️ 닭이 먹는 사료부터 다른 non-GMO 유정란, 꼬꼬란 ➡️ ⟪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한다⟫ 출간작가 ➡.. 2022. 4. 21.
나는 휴먼 _ 장애운동가 주디스 휴먼 자서전 . 사계절 출판 받아드는 순간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 있다. 매섭게 감정을 파고들 것 같은 예감이 드는, 파란색의 활자는 빛에 따라 깊이를 달리했다. 낮에 바라보면 하늘과 비슷한 색을 내다가도 밤의 전등 밑에서는 심해와 같은 색을 냈다. 책의 첫장은 플라타너스가 펼쳐진 50년대의 미국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헬프,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하는 배경. 그 햇빛이 따뜻한 브루클린은 소녀가 탄 휠체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만큼 풋풋한 느낌으로 시작한다. 일어설 수 없어 벨을 누를 수 없는 소녀가 친구와 놀기위해 문앞에 앉아 있는 힘껏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 15분 거리의 학교를 가기위해 1시간 전부터 출발해야하는 장면들까지. 평온한 기다림과 인내는 너무도 당연하게 그자리에 있어 아득해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어찌.. 2022. 4. 20.
뒤바뀐 영혼 _ 류팅 . 자음과 모음 독자와 필자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나간다.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긴 이야기로 시작해, 짧은 이야기를 읽어나간다. 어린시절 람세스와 해리포터를 읽던 나는 두권짜리 소설책을 거쳐 한권의 단행본으로, 그리고 다시 짧은 이야기가 있는 단편집들로 거닐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반대쪽에서 걸어오기 시작한다. 작가들은 짧은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 단편집을 내고, 그리고 아주 오랜 기다림을 거쳐 장편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독자와 필자는 다른 방향에서 걸어와 서로를 스쳐지나간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책의 숲을 자유로이 거닌다. 원하는 시점에 긴 이야기를 읽기도 하고, 원치 않는 시점에 짧은 이야기를 읽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단편을 읽었을 때의 생경함과 충격은 제법 길게 기억으로 남아있다... 2022. 4. 12.
2월의 독서모임_ 금단의 사랑/ 단순한 열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인 맞아요. 우리는 아주 서툰 독서가들이죠. 한 달에 한 권씩 읽자고 말해놓고, 금방 키보드 앞에 앉으면 오늘 먹었던 맛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야채 튀김, 쭈꾸미와 떡볶이, 제육볶음과 국밥, 푹 익은 총각김치와 콩밥, 그 사진들 아래 얼마나 많은 이모티콘을 보냈던가요……. :) 그래도 다들 잘 먹고, 잘 지내고 계시죠? 가끔 아프고, 자주 화를 내지만, 오늘 겪었던 직장생활과 기쁨, 치사함과 슬픔 같은 것들을 토로하며 우리, 잘 버티고 있어요. 우리는 사실, 아주 자주, 독서에 대해 뒷전이곤 해요, 사람이란 게 그쵸? 먹고 사는 일에 진심이어야죠. 그래도 우리 참, 지난달엔 진지하게 책을 추천했었는데, 기억하세요? 그리하여 선정된 주제 '금단의 사랑'입니다. [ 금단 (禁斷) 1. 어떤 행위를 못하도록 금함.. 2022. 3. 28.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티스토리에 올린 책 후기를 읽어보니 머쓱해진다. 머쓱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대체 무슨 소린가 싶은 이야기도 있다. 일단, 서평단으로 책을 받았으니 후기를 쓰긴 써야겠고, 그런데 책을 받았으니, ‘근데요, 이건 아니잖아요?’ ‘편집부 나오라 그래.’와 같은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이제 와 고백하건대 책 리뷰중 일부는, 진심 다섯 줄, 좋은 점 한 줄을 담아 쓴 이야기에 [Back Space←]와 [Del] 키를 무한히 눌러 완성하였다. 티스토리를 둘러보다 이것은 글인가 중얼거림인가 싶은 거짓말이 보인다면, 그것은 읽고 있는 당신의 느낌이 맞다. ps. 매일같이 책 리뷰를 올리시는 미림방의 은비님께 박수를 보낸다. 리뷰를 써야지라는 마인드로 책을 읽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포지션으로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을.. 2022.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