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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책 이야기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재영책수선 _ 위즈덤하우스

by 이요상 2021. 12. 8.

 

 

당신이 지금 책테기가 왔다면, 감히


당신이 책애호가라면, 당연히


그리고, 어느 날

실수했던 작은 과거가 떠올라 슬퍼하는 당신께

 

 


이 책을 추천 드립니다.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부제: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재영책수선. 위즈덤하우스>

 

 


SNS는 일상의 창이다.
다만 모든 창을 열어두는 것은 아니어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기도 하고, 내가 누군지를 감추고 욕만 써놓는 비밀 계정이 있기도 하고, 오로지 정보를 스크랩해놓기 위한 용도,

또는 선물을 해주고 싶은 친구의 취향이 가물가물해 염탐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 나처럼.

 

이 SNS를 통해 많은 사람이 ‘순두부열라면’레시피를 공유했고,
나는 서점의 클로징 타임을 확인하거나 예정에 없던 휴일 등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그리고 열렬히 애정하며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는, 그리고 그가 남긴 글 하나에 위로받는 계정들도 있었다.

 

 


https://www.instagram.com/pencilpenbooks_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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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책수선

(취향에 따라 팔로우하시면 됩니다)

 

 


책을 수선한다니, 낯선 세계로다.


심지어 지금 1차로 타이핑을 하고 있는 한글 프로그램에서도 수선가 라는 글씨에 빨간 줄을 그어준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찢어진 종이책을 붙여 책에 다시 숨결을 불어 넣는 직업이 존재한다.
나는 SNS에 올라오는 결과물을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고, 비포 애프터 사진을 보면서 세상에 고치지 못할 건 없구나 위로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독서모임에서 위즈덤하우스의 서평단 모집 글이 공유되었을 때!

묻도 따지지도 않고, 신청 버튼을 눌렀더랬다.

 

 

<열렬히 좋아하는 이요상>



선정된 줄도 모르고 며칠이 지났을 때, 낯선 택배의 소식에 달려 나간 문 앞에는 요 노란 책이 기다리고 있었다. :)

포장을 뜯고 나서 어째서인지 파랑 얼룩이 생긴 책,
순간 이것도 수선을 부탁드려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책을 펼치자 저자가 어떻게 책 수선가가 되었는지,

책을 고치고 치료하는 이 일에 어떻게 ‘책수선가’라는 명칭을 스스로 지었는지 비하인드가 나와있다.

 

 


그리고,
항상 나를 감탄하게 했던, 그 비포, 애프터 사진.

 

책의 기억을 관찰하고 다루는 책 수선가 재영

망가진 책, 누가 고칠까? 재영은 망가진 책을 수선하고 새로운 책을 만든다. 구두 수선, 옷 수선은 익숙하...

blog.naver.com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781373389
(저작권보호를 위해 링크로 대체 합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깨닳게 되는 것.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어떻게 이런 과정이 가능해! 찢어진 면을 붙인다고? 구겨진 종이를 바르게 편다고?!

하고 놀랐던 그 이미지들은
기술뿐만 아니라 시간과 과학의 서포트가 동반되어야 했고, 어떤 책들은 살릴 수 없거나, 보관 상태에 따라 의뢰자가 바라는 방향의 수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뿐일까, 책에 남은 흔적들,
어린시절 남긴 낙서와, 이제는 다른 곳으로 떠난 할머니의 필체까지 모두가 소중해 이게 모두 추억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읽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나는, 기억이 깃든 물건을 보관하는 편이 아니기에 더 그랬는데

(가능하다면 모두 모두 쓰레기통으로 보내는데, 어릴 적 한번 모아봤던 물량이 너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 몇 년이 지난 뒤 꺼냈을 때 도대체 누가 준 선물인지?! 모르겠는 일도 있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

 

그래서
추억을 보관하고 싶어, 오래된 책과 함께하는 이 여정이, 더 새롭고, 더 따뜻하고, 더 부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
그리고 앞으로 읽게 될 당신도 나와 똑같이 하게 될 생각.


내가 그때 잃어버렸던,
그때의 그 책을 다시 만나고 싶은 그리움이 아직도 여기 있구나.

 



그 감정이 울컥 들어, 읽는 중간중간

어린 시절 보았던 그림책의 제목을 애타게 검색하기도 했다.


내 기억속, 그 얇고, 컬러풀하고, 큰 판형의 동화책,

출판사도 (심지어 정확한 제목도) 떠오르지 않아 끝끝내 아직은 찾을 수 없지만 말이다.

 

 

저자는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린다고 했지만,

책과 연결되어 있는 당신의 추억을 되살리는 필력 역시 갖추고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책이라니

나는 그런 책이 없어!

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 노란 책을 펼친다면, 분명 오래된 추억이 떠오르고 말테니까,

 

 

 

"어른들도 그렇지만, 읽기 싫거나 관심이 가지 않는 책에 어린이들의 손길이 닿기는 특히 더 어려운 일이다. 대신 좋아하는 책은 읽고 읽고 또 읽곤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유리구두》의 파손들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종이가 갈색으로 변할 만큼 긴 세월 동안 잊지 않고 간직해온 사랑, 책등이 떨어져 나가고 곳곳이 찢길 만큼 자주 펼쳐보았던 사랑, 곳곳에 이런 저런 낙서를 했을 만큼 늘 가까이에 두었던 사랑, 그리고 아마도 좋아하는 과자와 함께여서 더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었을, 그런 사랑말이다."

-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p.31

 

 

 

내가 사랑했던, 그 책은 지금 어디 쯤 있을까.

 

혹 만나게 되지 못하더라도 내 기억, 그 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꼭 붙들어줬던 것은 틀림없다.

 

 

 

 

 

책의 기억을 관찰하고 다루는 책 수선가 재영

망가진 책, 누가 고칠까? 재영은 망가진 책을 수선하고 새로운 책을 만든다. 구두 수선, 옷 수선은 익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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