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에세이1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_ 요조 산문 「마음산책」 출판사 마음산책을 알게 된 것은 독서모임의 은비님을 통해서였다. 하얗고 귀여운 은비님은 나를 매우 잘 챙겨주는데, 뻔뻔히도 나는 그녀가 건네는 초대 중 절반을 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더불어 나도 (한창 초대 공연을 보러 다닐 때) 매번 그녀를 호출하고 거절당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굳이 우리를 칭하자면 호의와 거절을 핑퐁처럼 주고받는 사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어쨌든 나머지 절반은 수락하는 사이다. 2년 전, 그날도 은비님은 '애정하는 출판사 행사가 있는데 한번 와볼래?'라고 말했고, 무념무상으로 오케이 사인을 한 나는 갑자기 불이 꺼진 작은 강당에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때의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엉겁결에, 이건 뭐지, 영화라구?!’였다. 아니 왜 출판사에서 영화를 틀어줘? .. 2021.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