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가 만났던 책들

8월의 책, 근현대 한국 단편소설

이요상 2022. 11. 12. 21:46

 

(독서모임 미림에서는 오프모임에서 다음 달의 주제를 선정하고, 

온라인에서 해당 주제의 책을 선정합니다.)

 

8월 14일 진행된 헌법 모임에서는 반짝이는 새로운 주제들이 추천되었습니다!

경합 결과 최종 선정된 주제는

<근현대 한국 단편소설>입니다.

 

 

 

 

선정된 8월의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작품들은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독서모임 미림에서는 해당 작품이 실려있는 책이라면, 출판사나 판본은 크게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 본 게시글에 올라온 책의 표지들은 임의로 선정되었습니다.

 

 

날개 . 이상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근현대 소설은 이상의 '날개'입니다.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표현, 공허함을 묘사하는 문장들은

박제된 천재라는 셀프 수식어가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이상의 단편집을 택하신 분들은 날개를 포함, 연애와 관련된 다른 단편들에 대한 감상도 들려주었는데요,

 '이건 진짜 겪어야지만 나오는 남녀 간의 갈등이 아니야?!'라는 공통된 의견, 소설 속 인물과 상황들이 실제에 기반한 것 아닌가, 싶은 장면들도 많았더랬습니다.

 

또한 청소년기 읽었던 감상과,

지금 새로이 읽으며 느꼈던 감정의 차이 역시 새롭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운수 좋은 날. 현진건

 

공동 2위를 차지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입니다.

 

김첨지, 인력거, 설렁탕 등,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운수좋은 날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단어들은 유명하죠. 

 

하지만 역시, 수능을 위한 꼭지로 읽을 때와

한 편의 작품으로 온전히 글을 읽어본 느낌은

분명 달랐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비극적 서사

음식, 날씨 등을 표현하는 묘사,

술 권하는 사회 등에 느껴졌던 현진건의 작품세계, 그 인물들의 간극은,

일제강점기의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혈 의 누 . 이인직

 

선정과정에서도, 선정 후에도 많은 의견이 나왔던 '혈 의 누'입니다.

 

친일파였던 이인직.

(검색해보면 정말 놀랄 만큼 친일파였...)

 

혈의 누는 그가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작품이었고,

매국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작품입니다.

선정된 이후에도 우리가 과연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우연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구성.

독이 묻은 청나라의 총알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의 글이라고 하기엔 의외로 잘 읽혀나갔다는 평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소설을 읽으며, 일제강점기라는 사회적 배경.

새로운 문물이 물결처럼 들어왔던 혼란스러운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모임은 반포 한강공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유달리 볕이 좋았던 9월의 사진을 블로그에 살포시 공유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