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가 만났던 책들

4월의 책을 소개합니다 _ '희망'

이요상 2022. 6. 26. 20:00

 

 

5월 7일에 진행된 독서모임은 찰스님의 협찬으로 패스트 파이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일반 장소 대여와 달리 시간제한이 없어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진행했습니다 :)

협찬해주신 찰스님께 감사의 인사 드려요~ ☆

 

 

 

 

 

 

4월, 희망을 주제로 선정되었던 책은 다음 세 권입니다.

 

무지개 곶의 찻집 _ 모리사와 아키오 저 / 샘터

 

 

먼저 죽음 모임이 끝나고, 가장 먼저 추천 리스트에 올랐던 '무지개 곶의 찻집'입니다.

 

아기자기한 표지와 계절별로 나누어진 목차까지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

 

일본 드라마 심야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함,

곶이라는 위치와 찻집이라는 장소가 주는 잔잔한 느낌이 이번 주제 선정과 가장 어울리는 책이라는 평이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모임 당일

완독하신 분들의 참여가 많지 않아 조금 아쉬운 분량의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ㅎ

 

 

 

 

완벽한 생애 _ 조해진 / 창비

 

「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그 완벽하지 않음은 또 다른 투신과 좌절과 희망으로 다시 완벽으로 나아간다, 다치면서, 부서지면서,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하지 못한 채 흔들리면서…… 혁명은 끝나도 혁명의 방식은 남는다는 믿음이 있다. 타인과 자신을 돌보지 않는 신념은 텅 빈 집념이 되기 쉽다고 생각하며, 사랑은 추억을 남기지만 그 추억은 더 큰 외로움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이 모든 불완전성을 살아가는 윤주와 시징과 미정, 그리고 비슷한 결의 생애 속에 내던져진 소설 바깥의 독자들과 『완벽한 생애』를 나눈다면 좋겠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 조해진」

 

두 번째.

 

작가의 말을 따라, 희망이 고팠던(?) 우리가 택했던 조해진 작가의 책입니다.

한국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숲지기님들 덕분에,

또 다른, 새로운 한국 작가를 만나보고자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

 

표지의 느낌은 금빛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회색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신 분들의 후기에는

창비의 홍보에 낚인 걸까?! 이게 희망에 관한 이야기 인가!?라는 물음표가 오가기도 했고,

희망보다는 희망이 필요한 상황으로 내몰린, 상처에 더 가까운 이야기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감각에 묘하게 공감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것에는 다 같이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결국 삶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희망 역시도 그 반대편에 있는 비극들을 함께 나열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이야기도 오갔고요.

 

 

 

 

 

서른의 반격 _ 손원평 저 / 은행나무

 

세 번째는 '서른의 반격'입니다.

이번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책이고, 모임 당일 완독 한 회원님들이 가장 많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

 

제주 4.3문학상 수상작,

아몬드의 작가인 '손원평'의 작품이라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했지만,

'반격'이라는 단어가 주는 끌림에 선택한 분들도 계셨으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반격에 대한 평가는 조금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통쾌함보다는 웃픔, 짠함과 안타까움

탄식과 이마를 치게 만드는 애석함 역시 함께 느끼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삶이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보통의 반격이, 얼마나 강력하겠어요. 어쩌면 이것이 사실 더 삶에 가까운 이야기였겠지요.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기도 했고, 더 인물들을 응원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

 

모임의 말미에는

'서른의 반격보다, 완벽한 생애'가 더 제주 4.3문학상에 가깝지 않나요!?'

하는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ㅎ

 

만약 제주의 풍경을 소설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서른의 반격보다는 완벽한 생애가 더 제주에 가깝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임 장소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우리가 모인,

 높은 곳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청계천에서 펼쳐지는 등불 축제도 그랬구요.

 

하지만

비극도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요.

 

이날 모임에서 주고받은 책의 감상들은 마냥 희망차지 않았습니다.

책의 제목, 목차, 소개, 등등을 보며 희망을 느끼고자 했던 우리는 이야기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조금씩 다른 감상을 주고받았습니다.

 

 

 

삶은 결국 거기서 거기겠지요.결국은 살아내면서, 희망을 찾아내거나,만들어내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어요.

 

 

 

 

 

 

 

유대어로 희망을 뜻하는 단어는 티크바tikva라고 합니다.

그 어원에는 지평선을 뜻하는 가브quv의 어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바다와 하늘, 무한과 유한의 경계,

아직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공간인 지평선.

 

알 수 없어서, 예측할 수 없어서,

그리고 아직 다가오지 않았기에 우리는 다시 희망을 꿈꾸는 거겠지요.

 

 

 

이날 하루

비록 소설을 거울 삼아 이야기했지만,

모처럼 마음껏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애틋하고, 좋은 하루였습니다.

 

 

당신도 그러하길,

우리 모두 가끔은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