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가 만났던 책들

3월의 책. 죽음에 관하여

이요상 2022. 6. 25. 17:55

4월 3일 일요일 이촌 한강공원에서 죽음에 관한 독서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봄의 한가운데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묘한 일이었지만,

겨울의 한복판이 아니었기에 이런 주제를 고를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선정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 _ 유성호 저 / 21세기북스

 

 

투표 막바지에 순위권을 탈환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 입니다.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유성호 교수의 책이죠.

 

얇은 두께와 달리 가볍지 않은 시선으로

책의  숲을 처음 거니는 초심자에게도, 이미 깊은 곳을 거닐고 있는 숲지기님들께도 골고루 표를 얻었습니다. :)

 

알라딘에서의 책 분류는 '교양 인문학'이지만, 예스24의 분류는 '인문에세이'로 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알라딘 보다는 예스24의 분류에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법의학이라는 분야가 딱딱할 것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인간적인 면면이 느껴지거든요 ㅎ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_ 셸리 케이건 / 엘도라도

 

투표 기간 내내 상위권을 지킨,

치열한 홍보 속에서도 지지층을 빼앗기지 않던 '죽음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속속들이 '죽음'이란 단어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아쉽게도 모임 디데이까지 완독에 다다른 분이 별로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죽음은 삶에 가까이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에 오롯이 집중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정인듯 싶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_ 빅터 프랭클 / 청아출판사

 

 

죽음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계속 삶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숲을 이야기 하려면 도시를 배경으로 해야하는 것처럼,

해를 비유하려면 밤을 불러와야 하는 것처럼요.

 

아이러니하게도  책 표지에 있는 프리미엄 강독쇼를, 제대로 본 회원님들이 안계셨음에도, 빅터 프랭클의 책을 선택한 회원분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죽음과 맞닿아 있던 인류사의 현장이었던, 아우슈비츠의 이야기는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밀어내는, 혹은 살기를 결정하거나 포기하는 그 실제의 광경을 그대로 들려주었습니다.

 

결국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삶에 관한 이야기기도 했구요.

 

 

 

 

 

모임을 마친 우리는 긴 터널을 지나는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모임을 끝낸 뒤에는

반대로 '희망에 관한 책'을 읽어보자 다음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

 

 

아이러니 하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요.

 

모임이 끝난 뒤 오래인데

어떤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는지 뒤늦게 글을 남깁니다.

 

무사한 우리들에게, 여전히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내일도 희망차기를, 희망따위 없더라도 끝내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