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과 직원 이요상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이요상 2022. 2. 14. 10:42


티스토리에 올린 책 후기를 읽어보니 머쓱해진다.
머쓱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대체 무슨 소린가 싶은 이야기도 있다.

일단, 서평단으로 책을 받았으니 후기를 쓰긴 써야겠고, 그런데 책을 받았으니, ‘근데요, 이건 아니잖아요?’ ‘편집부 나오라 그래.’와 같은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이제 와 고백하건대

 

책 리뷰중 일부는,

진심 다섯 줄, 좋은 점 한 줄을 담아 쓴 이야기에 [Back Space←]와 [Del] 키를 무한히 눌러 완성하였다. 티스토리를 둘러보다 이것은 글인가 중얼거림인가 싶은 거짓말이 보인다면, 그것은 읽고 있는 당신의 느낌이 맞다.

 


ps. 매일같이 책 리뷰를 올리시는 미림방의 은비님께 박수를 보낸다.

 

 

리뷰를 써야지라는 마인드로 책을 읽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포지션으로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읽음, 힐링, 집중, 이 세가지 단어 대신
완독, 포스트 잇, 그래서? 의 마인드로 읽게 되는 것이다.

천천히 읽으면, 좋아하는 부분만 반복해서 읽어도, 우리는 그 책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작가가 잘 썼다는 전제하에- 그것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타고난 너낌, 내가 읽고 나서 너에게 전도하겠다는 기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읽고, 줄거리를 간추리고, 좋은 점을 찾아야 하니 주객이 전도되는 독서타임이 되고 말았음을 고백한다.
주인은 이마에 끈을 묶은 채 땀을 뻘뻘흘리고, 손님은 이 잡듯이 텍스트 사이를 헤집는다.

유감스럽게도 서평단을 하다보면 그런 책을 만나고야 만다.

 



그러니 이 티스토리에 올라온 몇몇 리뷰는
내가 두피를 긁으며 피의 손톱으로 썼음을 고백해본다.
어떤 책이 그랬느냐는 의심의 여지 없이, 리뷰를 읽는 순간, 아??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리뷰가 바로 그 리뷰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책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고

나와는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마라탕과 민트초코처럼
오이와 가지볶음처럼

믹스커피와 페퍼민트차 처럼

 

 

(예시로 든 음식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이 혼재되어 있습니다.)